
김훈

2025.08.14 23:10
Captured Moment
역사를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의 역사속에는 참혹한 기억들이 많이남아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수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이 작은나라에서 갈등과 오해와 불신으로 인해 헛것을 쫓지않는 세상이 되기를..
날짜 25.8.15.
날짜 25.8.15. 칼의 노래 - 그해 겨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격군과 사부들이 병들어 죽고 굶어 죽었다. 나는 굶어 죽지 않았다. 나는 수군통제사였다. 나는 먹었다. 부황든 부하들이 굶어 죽어가는 수영에서 나는 끼니때마다 먹었다. 죽은 부하들의 시체를 수십 구씩 묻던 날 저녁에도 나는 먹었다. 나는 흔히 내 숙사 방안에서 안위, 송여종, 김수철들과 경상으로 밥을 먹었다. 부엌을 맡은 종이 보리밥에 딴지, 된장국을 내왔다. 우리는 거의 말없이 먹었다. 포구의 묶인 배의 선실 안에 주린 수졸들은 포개져 쓰러져 있었다. 보리밥 낱알들이 입안에 흩어졌다. 나는 흩어진 낱알들을 한 알씩 어금니로 깨뜨렸다. 짠지를 씹던 송여종이 말했다. - 겨울이 빨리 가야 할 터인데요. 그 말은 밥을 넘기기가 민망한 자의 무의미한 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송여종처럼 무의미한 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 겨울이 빠르거나 더딜 리가 있겠느냐? 나는 말했다. - 보리알이 덜 물렀다. 잘 씹어 먹어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해 겨울의 밤은 무참 했다. 끼니는 계속 돌아왔고 나는 먹었다. 나는 말없이 먹었다. 경상 해안 쪽에 백성의 군량을 빼앗은 적의 군량은 쌓여 있었다. 194 Page 그것은 권력의 다른 이름이었다. 길삼봉이라는 헛것을 둘러싸고 펼쳐진 연극은 그 본질에 있어서 권력투쟁 바로 그것이다. 이순신은 조정의 "언어는 길삼봉이 숨을 수 있는 깊은 숲이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정치의 언어는 밝히는 대신에 감추고, 드러내는 대신에 덮는다. 그것은 침공을 당한 조선의 군인이 신분과 지혜를 가리지 않고 가난과 울분과 공포 속에서 끊임없이 우는 울음과 대조적이다. 칼이고 몸인 이순신은 언어와 허구가 지배하고 있는 세상과 마주하여 다만 막막할 따름이다. 그의 말대로 "헛것은 베어지지 않는다." 383 Page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참혹한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만들어진 이 작은 나라에서 갈등과 오해와 불신으로 인해 헛것을 풀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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