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웅현

2025.03.03 11:19
Captured Moment
2025.3.3
2025.3.3 여덟 단어 꽃게가 간장게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날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에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다 간장게장을 담글 때는 살아있는 게를 씁니다. 우연히 보게 된 이 시를 아침에 읽었는데 힘이 다 빠졌어요. 그 당시 학생이었던 딸아이는 '울컥울컥 쏟아질 때' 부분부터 울기 시작했고요. 안도현 시인은 참 나쁜 사람이에요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다' 자니 어쩌라는 겁니까. 여러분 이 시를 읽기 전에 끌게를 몰랐나요? 수없이 먹어봤지만 이런 시선으로 꽃게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것이 시민의 힘입니다. 똑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읽어내는 힘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른다' 대학에 나온 말입니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시청을 하는 거죠. 간장게장을 먹을 때 그렇 흘려보고 흘려들은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안도현 시인은 간장게장을 → 견문한 거예요. 2차이입니다. 흘러보느냐 깊이 보고 깊이 듣느냐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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