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윤

2025.09.02 21:47
Captured Moment
책속에 숨어있던 의미가 내 삶에서 새롭게 재배치된다 나는 이제 동시대 어딘가 또는 수백년전의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마음이 편해지는 그곳에서 숨죽이고 있던 씨앗이 내 사유를 만나 싹을 틔운다
25.9.3
25.9.3 슬픈 세상의 기쁜 말 태양의 흑점을 본 다음날 그는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보는 태양에 대해서조차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매일 태양을 보면서 아침을 느끼고 힘을 내 하루를 살았는데 매일 해지는 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가는 새들을 바라봤는데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경이롭다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알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이 전부인 듯 살면서 태양이 뜨는 것과도 같은 기적에 관해선 생명 있는 것이 모두 같은 리듬을 타게 하는 기적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뒤로 인생 최고의 깨달음은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이 오십이 되자 그는 인생을 돌아보았다. 뒤돌아보니 내 배를 따라서 파도가 하얗게 일렁였다. 파도가 부서졌다가 다시 생겼다. 그랬어, 그게 꼭 내 인생 같더라고. 나도 많이 부서지고 많이 일어났어. 내 경험이 내 배 뒤를 쭉 따라오는 것 같았어.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신비에 놀란 그지만 그때만큼 삶의 신비에 놀란 적도 없었다. 나와 함께 달려고 그토록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니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에 부드러움이 한가득 차올랐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과 따뜻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그의 후반기 삶, 그의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고 그가 그토록 이해할 수 없었던 빛나는 것 - 태양이 되었다. 나는 저 사람 만나서 사람답게 사는 게 뭔지 알게 되었어. 바다는 내가 일하는 곳, 직장, 삶의 터전이었는데 둘이서 하니까 놀이터가 되더라고. 그게 사람답게 사는 거더라고. 나는 다음날 두 사람과 함께 배를 탔다. 배 위엔 뽀뽀하는 시간, 노래하는 시간, 춤추는 시간이 있었다. 어부는 어부인데 회를 먹지 않았다. 눈이 이뻐, 눈이 초롱초롱해.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미안해져. 나도 참 잔인한 놈이구나. 너를 잡아서 내가 먹고 사는구나. 인간은 잔인해. 꼭 자기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수록 잔인해지지. 사랑도 소유라고 생각하잖아. 두 사람은 어떻게 서로를 믿게 되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모두 물고기의 눈을 볼 줄 안다는 것이었다. 그 비밀을 안고 있는 물고기의 눈은 두 사람의 눈을 깨끗하게 빛나게 했다. 아내도 남편을 따라 이렇게 말하곤 했다. "물고기야 미안해, 고마워." 지옥이 있으므로 천국이라는 단어가 필요했던 것처럼, 슬픔이 있으므로 기쁨이란 단어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에게 부자유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우리 안에 파괴될 수 없이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는 것, 이것이 '품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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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은 한 줄, 그냥 흘려보내지 마세요
책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SNS, 영상, 대화에서 만난 문장도 예쁜 카드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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